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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과 빈부격차의 그늘
 
노금종/ 일요주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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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0일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식에서 한국 영화는 기생충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감독상 그리고 국제영화상까지 총 4관왕을 수상하면서 기염을 토했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이번 기생충 수상은 전 세계의 영화제작사들이 한국의 잘 짜인 플롯, 메시지, 연기력, 스토리텔링을 일색으로 호평하는 등 그만큼 한국 영화가 상업성과 대중성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해 5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것을 비롯하여 골든 글로브 등 이 영화가 세계 각국에서 받은 권위 있는 상만 200개를 훨씬 넘는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서 상영관 극장 수입이 폭증하면서 뜨거운 흥행몰이에 거침없이 질주 중이다. 작년 10월 단 3개의 상영관으로 북미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지난 1월에 상영관 1,000개를 돌파하며 유례없는 흥행 신화를 세우고 있다. 일본에서도 기생충은 개봉 초기 흥행 5위를 기록했지만, ‘1917’과 일본 영화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은 초유의 대사건이다.

 

기생충이 세계 곳곳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기생충에서는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계층의 문제를 이라는 공간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웅장한 스케일을 가진 영화는 분명 아니지만 특히 주제설정에서 불평등과 계급갈등을 자신만의 독창적 관점에서 지구촌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양극화 현상을 풍자적으로 고발하는 블랙코메디(black comedy)임에도 기생충은 부유층을 타도해야할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고 빈곤층과의 공존을 모색했기에 관객들이 저항 없이 즐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호황을 이어가며 사상 최저 빈곤율과 실업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소득불평등 수준은 5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특히 할리우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에선 최근 노숙자 급등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주의 노숙자는 9년 전보다 22.5% 늘면서 심각한 주택난을 반영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양극화는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다. 갖지 못한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점점 커지고, 계층 간의 갈등으로 위화감이 깊어진다. 현실 속의 소득 불균형도 극심하다. 통계청의 ‘20193분기 가계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층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은 980만 원. 최하위 계층인 1분위 소득은 137만 원으로 무려 일곱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봉준호 감독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매몰시키지 않으며, 인간과 사회 안에 내재한 딜레마들을 영상언어로 구현하면서 꾸준히 시대와 소통해 왔다. 봉 감독은 매번 영화에 사회적 문제를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끔 담아내어 시민의식을 각성시킨다는 측면에서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대행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기생충은 분명 우리 영화계의 쾌거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인들에게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 봉준호 기념관 건립, 봉준호 공원, 영화의 거리, 카페거리 조성 등 외형적 공약에만 매몰된 정치인들은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 더욱 정치권은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 방안을 시의적절하게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극심한 빈부격차는 사회 안정을 해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저소득층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는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민관 일자리 네트워크를 시급히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젠 수상의 결실에 차분히 기쁨을 만끽하면서 특히 정부와 정치권 및 지자체는 소득과 분배 개선, 일자리 창출, 빈곤층 주거 환경개선 등 사회 안전망 강화의 실질적 대책을 한층 시급하게 강구해야 한다.(일요주간 노금종 발행인)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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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20 [00:49]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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