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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칼럼> 이춘명 ‘노래로 물든 여름’
 
이춘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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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으로 장맛비로 덧문이 닫혔다.

 

▲  이춘명 칼럼니스트      

우기다. 전염병으로 가로막히고 장맛비로 덧문이 닫혔다. 습하고 답답한 여름이다. 다시 두려운 날이다. 물로 인한 수인성 병원균이 두렵다. 물 폭탄의 아픈 이야기가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 소리 없이 자리 잡고 있는 코로나블루가 움직인다. 두 겹의 자연 공격으로 외톨이가 된다. 창문으로 이웃을 건너다보는 슬프고 우울한 여름이다.

 

7월말부터 8월초에 들뜨던 휴가는 왠지 말을 꺼내기가 미안하게 되었다. 밀물처럼 나가던 뒷모습들,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들의 방학, 노동자의 달콤한 며칠이었다, 이미 써버린 연월차와대체근무로 매몰이 없어졌다. 주머니가 넉넉지 못한 삼복더위이다.

 

일기예보를 엉망으로 하는 빗줄기에 누구와 수다 떨지 못하는 휴가철이다. 직장인의 당연한 보상이고 열심히 일한 시간의티타임이 스물스물 해진다. 막상 떠날 곳에 대한 불안과 시간과 이웃에 대한 거리로 그다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부족한 한여름 한복판이다. 이대로 낭비할 아까운 시간이다.

 

안전 안내 문자가 8개월째 핸드폰을 먼저 깨운다. 인연들과 헤어져 말이 없어진 기간이다. 우두커니 창문을 열고 골목을 내다보는 습관이 일상적이다. 비슷한 시간, 비슷한 화면으로 비슷한 웃음이 새어나오는 여름으로 바뀌고 있다. 흥얼흥얼 노래가 들린다. 희망이 건너온다. 외로움이 조금씩 갉아져 사라지고 있다. 발이 묶인 어르신들의 마음이 과거로 물들고 있다.

 

올바른 변화이고 율동이다. 흘러간 노래, 지나간 노래, 옛 가요에 익숙했던 어깨가 움찔거린다.묻혀두었던 흥이 솟구친다. 고마운 유행이다. 방안에서 맴도는 주름살에 고랑고랑 새싹을 돋게한다.

 

젊은이들이 놀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목소리가 가끔 거리에서 모여 끊이지 않는 화제로 시간을 잊게 한다. 고마운 흐름이다. 뜨거운 변동이다. 다행스런 메아리다.어느새 내 목소리도 합류되었다. 알던 노래에 창문 밖으로 이중창, 삼중창이 된다.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 그냥 같이 한다. 음악으로 노래로 하나가 된다. 움직이고 나가고 겪는 것이 제한되는 동안 듣기에 집중되었다. 노래로 친구 삼아 지내는 날이 침침한 날을 열었다. 그것도 아주 친숙하고 익숙하고 많이 들어 굳이 악보 없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덕분이다. 새로운 열풍이 혼자에서 나도 할 수 있어요로 확 바꿔 주었다. 자신감을 꺼내 주었다.

 

처음에는 흥미로 즐겼다. 점점 사랑스런 중독이 되었다. 각자의 왕 팬이 되는 음악 광장이 골목마다 집집마다 방마다 움직이는 하나의 그림자에 색칠을 한다. 일어나게 하고 손뼉치게 하고 흔들거리게 한다.

 

그리고 과거 여행을 하면서 그때 그 시절을 맛보는 특별한 소스를 듬뿍얹어준다. 늘 듣고 왔던 음악들이 달팽이관 깊숙이 캡슐로 뭉쳐 있었다. 목젖을 터트리게 하는이 여름날 언제 이만큼의 노래를 알고 있었나 깜짝 놀라게 한다.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스스로 놀라는 음악 캠프가 방마다 펼쳐진다. 그 무리 중의 한 관객으로 내가 있다.

 

나만의 방법으로 빗소리와 마스크 속의 입술을 벌린다. 긴 긴 불면의 밤과 닫혀있는 현관 안의 낮 시간을 짧게 기다리는 몇몇의 재주 많은 가수를 찾는 눈동자가 되어 있다.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가사를 받아 적는다.

 

▲  지친 하루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혼자 놀이가 만족스럽다. 노래를 만들기 위해 먼저 노래 부를 사람을 파악하고 연구하고 그 인생에 맞춰 가사와 곡이 생기는 것처럼 나를 위한 노랫말을써본다  


노래를 만든과거와 현재를 검색

 

노래를 만든 사람과 히트시킨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검색하는 흥미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때 그랬지 그 고운 얼굴이 같이 늙어가는구나 하면 원곡과 신세대 목소리를 비교하는 재미에 방안이 콘서트장이 되고 리사이틀 무대가 된다. 행복한 최면이다.

 

지친 하루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혼자 놀이가 만족스럽다. 노래를 만들기 위해 먼저 노래 부를 사람을 파악하고 연구하고 그 인생에 맞춰 가사와 곡이 생기는 것처럼 나를 위한 노랫말을써본다. 한바탕 실랑이를 하면 하루가 후다닥 지나간다. 서바이벌 게임으로 웃음과 긴장을 주는젊은 가수의 노래를 실컷 들으며 반가운 레전드로 나온 얼굴을 만나는 시간이 참 좋다.

 

다시 그 프로그램을 기다리며 좋아하는 노래 가사 2절을 적어 놓는다, 노래 한마디마다 나만의노래 글을 써본다. 그리고 아주 익숙해서 저절로 나오는 곡조에 끼워 불러본다. 어느새 나는 주인공이 된다, 만족스런 놀이이다. 방이 넓은 무대가 되고 보이는 가구와 방안의 모든 살림살이가 박수 부대가 된다. 오르고 내리고 핏대를 세우며 맘껏 입술을 벌린다.

 

한 곡이 끝나면 속이 확 - 풀린다. 사연 없는 음악인이 없듯 사연 많은 나의 이야기를 가사로 옮겨 나만의 나를 위한 세레나데를 부르는 나는 나를 재발견 한고 더욱 사랑하게 된다. - 이번달에도 쉽니다, 할 수 없습니다. - 라는 지겨운 슬픈 통보에 만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4분의 4박자에 잊을 수 있다. 장기전이다. 나를 쓰러지거나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내 책임이다.

 

나를 지키는 일은 쉽다. 내가 아는 일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일 중의 하나가 노래이다. 지금 한창 사람들을 물들게 하는 노래에 손발을 맞추며 나만의 노래에 웃는 만족스러움이 최고다. 나의 휴가는 노래가 꽉 차 있다. 외톨이의 여름은 노래가 동반자가 되고 있다.

 

전주만 나와도 아는 노래는 발장단부터 시작된다. 방바닥에서 뒹굴던 나태함이 슬그머니 앉아서고개를 까닥까닥한다. 고민과 망상이 달아나고 곡조마다 타고 넘는 기교와 목소리에 한 식구가된다. 구슬픔 넘나듦에 맞아 맞아 하고 눈물도 달고나가 된다, 어린 날 뽑기에서 침으로 완성한황금빛 모양을 손으로 들어 올리는 우월함이 그대로 얼굴 가득 차오른다.

 

어느새 자아도취 된 무명 가수가 된다. 알코올 없는 건전한 취기에 흠뻑 빠진다. 누구나 살아온삶은 소설 몇 권이 된다.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내 인생도 팔리지 않는 두꺼운 전집이다.

 

그 중에서 어느 한 순간의 곡조에 오르고 내리면서 나에게 날개를 달게 한다. 태클 없는 우주까지 날아오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흥겨운 노래가 인생에서 가장 길고 어둡고 탁한 여름을벗겨 준다. 쿵짝 쿵짝 쿵 짝 짜짜 짝 음정 박자 틀려고 실로폰의 땡! 하는 정지는 없다. 내가 심사위원이고 사회자가가 되고 나만의 마이크는 내 손에 꼭 쥐어 있다.

 

나만의 노래가 나만의 페이지가 된다. 나만의 애창곡이 된다. 노래하는 여름날은 지루하지 않다.일요일을 꽉 채우던 종교 생활에서는 찬양곡을 불렀다. 모임에서 차례가 오면 체면에 맞는 노래를 부르려고 한두 곡 연습하고 준비하며 긴장했다.

 

접어놓았던 대중가요가 가슴에 콕콕 느끼게 하는 기회는 다시 삶을 짚어주는 족집게가 되었다. 사람 사는 노래가 맞다. 오늘의 내가있기 위한 노래였다. 신세대 박자보다 옛날 노래가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를 이제야 늙은이의 대열에서 그렇지 그럼 하게 한다. 그대 그 가수를 더듬은 추억 스토리로 꽉 찬 여름날 옆집에서되돌려 보기로 또 그 방송을 보고 있다.

 

벽으로 건너오는 음률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이다. 그날 그 시간 그 젊은 남자 가수가 우리들을 움직였다. 다시 들어도 그 감정 그대로다. 같이 따라 부른다, 옆집의 곡조와 나의 노래와 가수의 삼중창은 엇박자이다. 누군가가 벽을 두드리며 조용히 하세요 라는 방해가 없는 여름이다. 위층에서 아래층에서 벨을 누르는 층간 소음이 없는여름날이다. 다 같이 한 명 한 명 끼어드는 새치기가 고마운 여름날이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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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10 [23:13]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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