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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욱의 詩評> “카페 프린스/ 정지용”(2회)
 
배재욱 칼럼니스트

 

     

 

카페 프린스   

  

 

▲ 오오 패롤[鸚鵡] 서방! 굳 이브닝pixbay.com      


 

 

옮겨다 심은 종려(棕櫚)나무 밑에

비뚜로 선 장명등(長明燈)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 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비쩍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의 머리는 비뚜른 능금

또 한 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간다.

 

오오 패롤[鸚鵡] 서방! 굳 이브닝!”

굳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울금향(鬱金香) 아가씨는 이 밤에도

경사(更紗) 커튼 밑에서 조시는구료!

 

나는 자작(子爵)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大理石) 테이블에 닿는

내 뺨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異國種) 강아지야

내 발을 빨아다오

내 발을 빨아다오

 

*루바슈카 : 러시아 남자 의상

패롤 : 앵무새

울금향 : 튤립

 

 

 

시란 짧은 글 안에 작가의 모든 인생관이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이것을 나름대로 캐내어 분석하고 다듬어서 자기 생각을 하나의 완성품으로 내어놓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되어 시와 시평이란 제목으로 쓰기 시작했다.

 

원래 시평은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시가 가지는 깊이 있는 내공과 품고 있는 향기를 아마추어 시각에서 같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서 흥미 있게 봐 주시기 바란다.(著者 )

 

■ 詩作 斷想 <카페 프린스/ 정지용>

 

▲ 배재욱 칼럼니스트      

이 작품은 정지용이 192511월 일본 유학중 발표한 그의 데뷔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제는 이국의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지식인의 외로움과 슬픔을 노래했다고 이해합니다.

 

카페 프란스(Cafe Prance)카프”(조선 프로레탈리아 예술가 동맹)를 이르는 말로서 일본에서 신사상의 세례를 받은 사회주의적 경향의 진보적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된 단체로서 1925. 8월에 결성되었습니다.

 

그들은 정지용에게 카프 가입을 권하기 위해 술집으로 불러냅니다. 그들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동경에 유학 와서 루바쉬카 보헤미안 넥타이를 하고 신지식을 향유한답시고 떠벌이고 있지만, 정지용의 눈에는 나라를 빼앗긴 놈들이 독립 의지를 버리고 사회 대변혁을 외치는 꼴이란 또 하나의 분열 요인으로 투영됩니다.

 

민족관, 국가관이 배제된 삐뚤어진 전제 사상은 마치 이국종 종려나무 밑에 비뚜로 서 있는 가로등 같아 보였다. 조국 독립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슬플 뿐이다. 저들의 영양가 없는 무산계급 사회운동의 설교를 듣느니 차라리 오오, 이국종 강아지야 내 발을 빨아다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격언이 실감 나는 요즈음입니다. 카페 프란스를 통해 토로한 이런 정지용의 심정이 9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선진열강 톱텐에 당당히 자리한 지금까지도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미, , , 소 등 세계 최강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주는 우리들의 숙명인가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미러 등 최강대국들의 치열한 각축속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작되는 평화 무드는 참으로 바람직하지만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우리는 핵 주권을 고수하려는 북한의 고도수법에 휘말려 자칫하면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북한에 휘둘려 엉뚱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말의 불안마저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전직,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고, 살아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 참담하기만 합니다. 국론은 날카롭게 둘로 나뉘어 있습니다. 목소리가 큰 사람들은 자신만이 지칠 대로 지친 국민과 피폐해진 심리를 풍요롭게 변모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명운이 달린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민족의 영원한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인 함석헌 선생의 외침이 심금을 울립니다. 그대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목마르게 그리고 있는 그 사람은 어딘가에서 홀연히 나타나 우리의 허한 마음을 채우고 메마른 가슴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을까요.

 

우리의 영원한 조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의 자부심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정지용의 문학세계

 

1930년대 초 시문학의 동인으로 참여, 김영랑과 함께 순수 서정시의 개척에 노력한 정지용은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의 구축, 간결하고 정확한 언어구사 등으로 한국 현대시의 초석을 놓은 시인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그는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 등을 시단으로 이끌어 이른바 청록파를 탄생케하는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시문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남깁니다.

 

시단의 후배들은 그의 시가 보여주는 감성은 새벽하늘의 샛별보다 찬란해 우러러 보기조차 눈부시다고 말합니다. 김기림 시인은 한국의 현대시가 지용에서 비롯되었다고 칭송하였고 영문학자 이양하는 카페 프란스를 즐겨 읊으며 엘리어트 등 영어권의 어떤 시인보다도 정지용의 시가 뛰어나다고 찬탄한 적이 있습니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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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18 [22:52]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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