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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있게 한 부모님들”
 
퓨신모텟(한국명 아영)

 

▲ 퓨신모텟(한국명 아영)    

19989월 비가 내리던 날 새벽에 집에서 태어난 나는 울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께서 내 등을 때리고 나서야 큰 소리로 울었으니, 엄마와 식구들은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을까.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라서 나한테는 부모 같은 분들이 많다. 친부모 외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외숙모, 이모 두 분, 이모부 두 분 다 내 부모와 마찬가지다. 큰 딸이자 큰 손녀이었던 나는 사촌 동생들이 7명이나 있어도 가족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랐다.

 

우리 부모님은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결혼하였는데, 처음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반대가 심하였단다. 내가 태어났을 때도 별로 반기지 않다가 몇 개월이 지나서야 제일 예쁜 손녀가 되었다. 외할아버지는 내가 15살에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항상 곁에 계신 듯하다.

 

외할아버지는 나에게 올바르게 사는 방법도 가르쳐주시고 나를 위해 재산도 남겨 주셨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으니까 친할아버지, 할머니보다 정이 더 들 수밖에 없었다.

 

외할머니는 나를 키우느라 고생도 많으셨다. 생각하면 너무도 죄송스럽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하시니항상 바쁘셨다. 내가 유치원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70대인 외할머니는 매일 학교에 다니는 나에게 밥까지 해 주셨다. 밤에도 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같이 잤다.

 

7살 어느 날 나는 이모부와 같이 밖에 놀러 갔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나를 찾아다니셨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할머니는 많이 우셨다. 나를 찾아 헤매느라 넘어지기도 했다 한다.

 

어느새 외할머니는 90세가 되셨다. 그래서 더욱 나를 외국으로 보내기 싫어하셨다. 내가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혹시 외할머니께서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외숙과 외숙모는 우리와 같이 안 사셨지만, 나를 딸처럼 잘 보살펴 주셨다. 자주 우리 집으로 오실 때마다 도시에서 파는 맛있는 간식을 사 오셨다. 가족들이 다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던 그 시간이 가장 즐거웠던 때다. 지금은 집에서 떨어져 홀로 제주도에 있으니 더욱 그립다. 외숙과 외숙모가 고등학교 학비도 내주셨다.

 

외국어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라고 안내해 주신 분이 바로 외숙이었고, 한국으로 유학 준비를 하는 동안 양곤으로 데려다주신 분도 외숙과 외숙모였다. 그분들 덕분에 돈 걱정 없이 내 삶을 찾아 유학의 길을 찾게 되었다.

 

이모들은 호칭으로는 이모지만 어머니와 다른 것이 없다. 사촌 동생들을 낳아도 나를 자기 자식처럼 생각해 주시는 이모 두 분은 나의 어머니들이다. 이모부들도 나의 아버지들이다.

 

어머니가 바빴을 때 나를 공부시키고 용돈도 주고 아주 예뻐해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말이 적은 나를 친구들이 괴롭히지 않도록 보호해 주셨던 분들도 이모들이다. 이모들과 이모부들 덕분에 나는 공부도 잘하고 인간관계에도 상처가 별 없이 자랐다. 나의 취미 중 하나인 독서 습관도 이모들 덕분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나는 신문 기사를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을 만큼 똑똑했다. 이모들은 나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만화책을 사 주셨다. 다른 장난감보다 만화책을 좋아했다. 학업에도 열심히 한 나는 상을 받았다.

 

집에 돌아오면 이모들과 이모부들이 또 상을 주셨다. 영어 학원이나 과외 공부를 시켜주신 분들이 이모부들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외가 가족들의 지원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된다.

 

이렇게 나를 예쁘게 키워 주신 이모 중 한 분은 얼마 전에 편찮으시단 소식을 들었다.밤에도 잠을 못 자고 낮에 일을 하면서도 불안하여 정신이 없었다. 이모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라서 나한테는 똑같은 어머니다.

 

▲ 졸업식낭 엄마랑 이모랑 (왼쪽부터 ) 


당장 이모를 뵈러 미얀마로 돌아가고 싶었다
. 하지만 여권이 만료되어서 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지금은 가족 모두가 잘 보살펴 드려서 어려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잘 회복하셨고 한다.

 

나에게는 부모 같은 가족들이 계시지만, 그래도 나를 가장 응원해 주시는 분은 친부모님이다. 부모님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 믿어주셨다.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분들이다.

 

집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던 나를 항상 걱정하시는 부모님은 내가 처음 대학교로 입학하여 떨어지게 됐을 때 많이 우셨다. 아마 유치원에 보냈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2년 전에 내가 한국으로 떠났을 때는 공항에서 어머니와 이모들이 많이 우셨다. 아버지와 이모부들의 눈에도 눈물이 보였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여러 부모님의 자식으로 사랑을 듬뿍 받는 행복한 사람이다. 미얀마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부모님께 은혜를 갚는 전통이 있다. 앞으로 내가 모시고 은혜를 갚아야 할 분들은 친부모만 계시는 것이 아니다. 가족들이 나를 정성껏 키워 주셔서 앞으로 내가 정성껏 모셔야 할 분들이다.

 

가족은 푸른 나무처럼 그늘이 되어 주고 무한한 큰 사랑을 주신다. 가족의 응원과 사랑을 많이 받은 나는 햇빛과 물을 잘 받는 나무처럼 잘 자랐다. 이제는 큰 그늘을 가진 나무로서 다른 사람이나 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언젠가 내가 부모의 입장이 되면 나 같은 아이로 키울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인 나의 부모님들! 이제 한 가지 소원은 모두가 건강하시고 안전한 나라에서 함께 모여 사는 것이다. 얼른 공부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들을 만나고 싶다.

 

퓨신모텟(한국명 아영)

제주대 석사과정 재학 중

희망글쓰기 제4대학

한국디지털문인협회 미얀마 지부 회원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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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17 [21:35]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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